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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Name

Ways of Mourning the Landscape Lost

소실된 풍경을 애도하는 방법

Lace collage on silk, rubbing collage of a photography on polycarbonate panel, water, 194x782cm(200x1000xm), 2023

 

나는 그간 나의 삶에서 일어나는 살아감과 죽음에 대해 크게 인지하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펜데믹이라는 사건은 나에게 인간과 자연, 더 나아가 그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고,

이런 고민은 나의 삶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후 나의 삶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

특히 나의 가까운 곳에서 예상치 못하게 일어난 삶과 죽음의 목도는 그 고민을 조금 더 진실되게 직면하는 계기가 되었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는 서로에게 소실되는 존재이기도 하다.

대자연으로 인해 인간이 피해를 보는 상황들, 그리고 인간의 이기심으로 자연이 이용당하고 소실되기도 한다.

‘소실된 풍경을 애도하는 방법’ 이라는 이름의 연작은 카틀라를 모티브로 하여 진행한 작업이다. 이곳은 다른 빙하지역과 달리,

압축된 눈과 용암 부스러기로 이루어진 화산재로 뒤덮여있는 지형이었다. 그러나 하이킹을 위해 올라설 때 마다 그 지형은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

다른 말로 이야기하자면 조금씩 소실되고 있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그래서 같은 곳을 방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단 한번도 동일한 영역을 밟아보지도, 마주하지도 못하였다. 그 곳을 밟는 순간 마저도 그 지역이 소실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말이다.

 

우리는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지속가능한 삶을 주장하고, 그리고 그것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움직임을

볼 수 있는데, 그런 움직임 가운데 안에서도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자연의 형태가 소실되어가는 그 순간들을 마주하고 있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하지 않는가? 우리는, 그리고 나는 그것을 왜 망각하고 사는지에 대한 스스로의 물음, 그리고 그러한 현장을 목도함으로써

결국 인간은 자연에 종속된 작은 존재로 순응하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자각의 과정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결국 나 자신이 소실된 자연의 흔적을 돌보며 애도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자연을 직면하고 바라볼 수 있을 것인가.

그리하여 소실된 풍경을 또 다른 형태로 기록하는 행위를 통해 삶의 끝자락에서 마주한 잔상과 그 흔적을 남기며 나만의 방법으로 애도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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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실된 풍경을 애도하는 방법 #2

Lace collage on silk, rubbing collage of a photography on polycarbonate panel, black glass, 112.1x291cm(112x360cm), 2023

Project Name

실향풍경 - Ways of Recording the Loss of a Hometown That Lives on in This Land

Casting using donated lace(lingerie) by immigrates after stone which collected drifted stones, dye on silk, wood frame, Variable size and variable installation

2024

 

처음 장도에에 입주하였을때, 얼마 지나지 않아 이곳에 관련된 큰 이슈가 몆가지 있었다. 그중 하나는 진섬다리 좌측에 야외무대가 만들어졌다는 것이었다. 그와 함께 이곳의 자연환경도 약간의 변화가 생겼는데, (애석하게도 이곳의 식재는 개발로 꾸준히 변화되고 있다) 기존에 장도를 지키던 돌들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유실되어버리고, 그 돌들이 있던 위치에는 어디서 많이 본듯한 예쁘장한 돌들이 무대 주변에 자리를 잡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원래 있었던 돌들은 결국 다른 곳에 자리를 잡아 바닷물이 빠질 때 즈음에야 그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차오르고 빠지는 물의 흐름에 매료되었지만, 점차 그 모습에 눈길이 가기 시작해 물이 빠질 때 마다 이주당한 돌들을 하나둘 채집하기 시작하였다.

 

이곳에서 채집한 대상들은 하나같이 같은 지점을 가리키고 있었다. 본디 이곳의 주인이었지만 무언가의 이유나 상황으로 그 주권을 빼앗겨

소실될 위기에 처해있거나 설곳을 잃어버려 다른 곳으로 계속 터전을 옮기며 정처없이 떠돌아다녀야 했던 것들이었다.

(처음에 무의식적으로 채집했던 것들이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나의 무의식 안에 내가 알아채지 못한 의식이 숨겨져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터전을 옮긴 후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까? 터전을 잃어버리고 또 다른 존재에게 그 터전을 점령당하는 순간,

원래의 위치로는 완전하게 돌아갈 수 없는 숙명을 가지고 있는 것이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실향의 모습이 아닐까?

 

강한 점령자들로부터 밀려난 연약한 개체들, 그 개체들은 비록 새로 자리 잡은 터전이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지만

또 다시 그 곳에 땅을 딛고 살아가는 삶의 숙명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이땅에 살아가는 모든 존재들이 저마다 각각의 파동을 치대며 또 다른 실향의 풍경을 그려나가는 것 처럼.

 

살아있기에 우리는 상실을 경험하지만, 그 상실을 바탕으로 새로운 터전에서 강인한 존재로 나아간다.

그리고 그 존재들은 새로운 생태계를 형성하며 함께 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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